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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 Health] 홍수같은 오줌, 물먹는 하마, 눈동자도 뿌얘요! - 개 당뇨병

by PMzine 2017. 11. 1.


혈당만 잘 관리하면 행복해요~


개 당뇨병 | Canine Diabetes mellitus

  

[by nathanmac87 CC BY 2.0]


당뇨병. 
듣기만 해도 무시무시한 말이다. 

주변에서 당뇨병을 접해보지 못한 사람에게는 조금 어려울지 모르겠다. 이해를 돕기 위해 사람의 당뇨에 대해 먼저 이야기해보자.

“오줌에서 단내가 나나요?” 사실이다. 고작 달콤한 오줌가지고 왜 호들갑일까. 

‘합병증’, 즉 당뇨병이 오랫동안 지속되었을 때에 추가로 나타나는 증상이 문제인 것이다.
당뇨병으로 인한 합병증의 예로는, 심장마비, 뇌졸중, 치매, 실명, 청력소실, 신부전, 감각마비가 있다. 특히 감각마비 때문에 아픈 줄 몰라서 손발이 다치게 되고 감염이 일어나는데, 당뇨환자는 감염이 잘 치료되지 않기 때문에 결국 손발을 절단하게 된다는 이야기는 유명하다.

그런 무시무시한 병이 우리집 강아지에게도 발생할 수 있을까? 그렇다.
사람과 여러모로 비슷하나, 다른 점도 상당하다. 어떤 점에서 다를까?

 


I. 증상

결론부터 말하면, 개의 당뇨병에서는 위에서 언급한 치명적인 합병증이 잘 발생하지 않는다. 당뇨병이 신경과 혈관에 영향을 미치는 데에는 10-20년 이상 걸리는데, 개의 수명이 20년을 넘기는 경우가 흔치 않는데다가, 개 당뇨병은 어느 정도 나이가 들어서 발생하기 때문이다. 어떻게 보면 다행이다.

그런데도 개 당뇨병은 상당히 위험한 질병이다. 강아지는 아프다고 말할 수 없으니 보호자가 이상 증세를 확인해 주어야 병원에 갈 수 있는데, 당뇨병 초기의 증상들은 대수롭지 않게 넘어가버리기가 쉽기 때문이다. 따라서 대부분의 당뇨병은 아무도 모르게 조용히 진행되다가, 강아지의 생명을 위협하는 ‘당뇨병성 케톤산증’ (Diabetic ketoacidosis, DKA)까지 이르게 된다. 

 

당뇨병에서 처음 나타나는 증상에는 다음과 같은 것들이 있다.
- 물을 평소보다 많이 마신다.
- 오줌의 양이 많아졌다.
- 밥을 전보다 많이 먹는다.
- 체중이 줄었다.

- 오줌에서 단 냄새가 난다.
- 몸이 야위는 것 같다. 
- 백내장 증상, 즉 눈동자가 뿌옇게 변한다.
- 털이 건조하고 푸석푸석하다.
- 몸에 각질이 많아졌다.

 

위 증상 중에서 가장 발견하기 쉬운 건 백내장 증상이다. 눈이 뿌옇게 되고, 앞을 보지 못하는 듯 여기저기 부딪히면 안과 진료를 보러 병원에 가게 되는데, 거기서 당뇨병을 진단받는 일이 흔하다. 하지만 ‘개체 차이’, 즉 강아지마다 질병의 진행이나 몸의 반응이 다르기 때문에, 우리집 강아지에게서는 백내장 증상이 나타나지 않을 수 있다. 그럴 때 당뇨를 의심하고 병원에 데려가는 건 쉽지는 않은 일이다. 

위 증상 중 맨 위 4가지, 즉 물, 오줌, 밥, 체중과 관련된 증상은 당뇨병에서 대부분 나타난다. 당뇨병으로 진단받고 나면 대부분의 보호자가 “어쩐지 물을 좀 많이 마신다 했어요” 라고 말하는 걸 들을 수 있다. 하지만 역시 민감하지 않다면 알아차리기 힘든 증상들이긴 하다.

 

결국 당뇨병은 점점 진행되어 당뇨병성 케톤산증으로 이어진다. 늦으면 몇 달, 빠르면 겨우 며칠만에 진행될 수 있다. 당뇨병성 케톤산증에서는 다음과 같은 증상들이 추가로 발생할 수 있다.


- 몸에 힘이 없다.
- 움직이기 싫어한다.
- 밥을 잘 먹지 않는다.
- 토를 한다.
- 숨이 가쁘다.
- 느리게 심호흡을 한다.
- 입냄새가 고약해졌다 (아세톤 냄새, 과일냄새, 오줌냄새)
- 오줌 냄새가 달라졌다 (아세톤 냄새, 단내 등)
- 잇몸이 건조하다.
- 눈이 움푹 들어간 것 같다.
- 배를 만지면 아파한다.

위의 증상들 중에서도, 냄새를 제외하고는 독특하다 할 만한 증상이 없다. 또 ‘병발질환’, 즉 당뇨병과 함께 발생한 다른 질병에 따라서 다른 증상이 나타날 수도 있다. 다만 “우리 강아지가 아프구나”라는 것을 인식하고 병원에 데려갈 수 있다면 충분하다.
당뇨병성 케톤산증은 생명이 위험한 상태이다. 위 증상들을 참고하여 강아지가 이상하다는 생각이 들면 빨리 병원에 데려가도록 하자.


당뇨병은 보통 7-9살에 가장 많고, 암컷이 수컷보다 2배 정도 더 많이 발생한다. 당뇨병 발생에는 유전적 요인도 있는 것으로 여겨지는데, 다음 견종에서는 특히 당뇨병 발생이 많은 편이며, 부모의 당뇨병 발생 여부를 눈여겨보는 게 좋다. 발병률이 높은 견종부터 적었다.
▲오스트레일리안 테리어 ▲스탠다드 슈나우져 ▲미니어쳐 슈나우져 ▲비숑 프리제 ▲스피츠 ▲폭스 테리어 ▲미니어처 푸들 ▲사모예드 ▲케언 테리어 ▲케이스 혼드 ▲말티즈 ▲토이 푸들 ▲라사 압소 ▲요크셔 테리어

다음은 발병률이 낮은 견종부터 적은 것이다.
▲저먼 셰퍼드 ▲콜리 ▲셔틀랜드 쉽독 ▲골든 리트리버 ▲코커 스파니엘 ▲오스트레일리안 셰퍼드 ▲래브라도 리트리버 ▲도베르만 핀셔 ▲보스턴 테리어▲로트와일러 ▲바셋 하운드 ▲잉글리시 세터 ▲비글 ▲아이리시 세터 ▲잉글리시 스프링거 스파니엘

 

[CC0 Public Domain]


II. 원인

1) 혈당 조절의 기본
- 위와 소장 옆에는 췌장이라는 장기가 달려있다. 췌장은 소화 효소를 분비할 뿐 아니라, 혈당 즉 혈액 속 당의 농도를 조절하는 호르몬을 분비한다. 

이 중 혈당을 낮춰주는 호르몬이 인슐린(Insulin)이고, 높여주는 호르몬이 글루카곤(Glucagon)이다.

몸은 혈당을 일정하게 유지하려고 한다. 혈당이 너무 낮으면 뇌를 비롯한 장기에 에너지 공급이 되지 않아 생명이 위험하게 된다. 반대로 혈당이 너무 높으면, 아까운 당이 오줌으로 빠져나가 버려지게 되는데다가, 각 신체조직에 일종의 부담을 주어 백내장과 같은 질병이 발생할 수도 있다. 밥을 먹고 난 직후, 혈당이 너무 높아질 때에 그걸 조절해주는 것이 인슐린인 것이다.

혈당이 부족할 때에는 글루카곤 외에 당질 코르티코이드 호르몬(Glucocorticoid), 에피네프린(Epinephrine) 등의 호르몬이 함께 작용하여 혈당을 높여준다. 이들은 지방을 분해하고, 간에서 당을 합성해준다.

반대로 인슐린은 지방의 분해를 막고, 혈액 속 당을 세포가 흡수하게 해준다. 혈당이 높을 때에는 인슐린 혼자서 일한다. 그래서 인슐린이 부족해지면 문제가 발생하기 쉽다.


2) 당뇨병의 발생 과정
- 당뇨병은 인슐린의 효과가 부족해서 생기는 질병이다. 췌장에 문제가 생겨 인슐린이 분비되지 않는 것을 제1형 당뇨병, 인슐린은 분비되는데 제대로 작동하지 않는 것을 제2형 당뇨병이라 분류한다. 

개의 당뇨병은 거의 모두가 제1형 당뇨병, 즉 인슐린이 분비되지 않는 타입이다.

인슐린이 분비되지 않으면, 밥을 먹은 후 혈당이 급격히 높아진다. 이 상태가 지속되면 다음과 같은 증상 및 합병증이 발생한다.

▲혈당이 높아 여러 신체조직에 무리가 간다. 눈의 수정체에 당 대사물이 축적되면 물이 빨려들어가 백내장이 발생한다. 신장을 통해서 당이 빠져나갈 때, 신장 자체에도 무리가 가서 신부전이 발생할 수 있다. 오줌이 저장되는 방광에도 당이 풍부해지기 때문에 쉽게 세균이 감염되며, 이를 세균성 방광염이라 부른다.

▲당이 오줌으로 빠져나간다. 당 때문에 오줌의 농도가 진해지면 물도 같이 빠져나가고, 전해질도 같이 빠져나간다. 오줌의 양은 많아진다. 물과 전해질이 빠져나가면서 탈수상태가 되고, 몸 속 전해질은 불균형 상태가 된다.

▲혈당은 높은데 세포가 흡수를 못한다. 세포는 당이 부족해서 에너지를 만들 수 없다. 에너지 생성을 위해 지방을 분해하게 되는데, 이 때 케톤체(ketone body)가 만들어진다. 케톤체는 세포에서 에너지원으로 사용된다. 하지만 케톤체는 산성이 강하기 때문에, 케톤체가 많아지면 몸이 산성으로 변한다. 몸이 견딜 수 없을 정도로 산성이 강해지면 온갖 대사 과정에 제동이 걸리고 생명이 위험하게 된다. 이것이 ‘당뇨병성 케톤산증’이다.

즉, 인슐린이 부족하면 (1)혈당이 높아서 생기는 문제와, (2)당을 사용하지 못해서 생기는 문제가 모두 일어나게 되는 것이다. 이는 사람도 개도 마찬가지이며, 치료를 위해서는 인슐린을 공급해주는 수밖에 없다.
 

3) 인슐린 저항성
- 안 그래도 인슐린이 부족한데, 인슐린의 기능까지도 방해하는 요소들이 있다. 

이들은 ‘인슐린 저항성’을 유발한다고 표현한다. 일례로 암컷 개의 발정사이기(Diestrus)마다 분비되는 프로게스테론(Progesterone)이 있는데, 이 탓에 중성화수술을 받지 않은 암컷 개에서 당뇨병이 문제시되곤 한다. 따라서 당뇨병 환자에게 중성화수술을 권하는 것은 타당한 일이다.

당질 코르티코이드 호르몬도 중요한 요인이다. 병원에서 처방받는 스테로이드 약물의 주 성분이 바로 당질 코르티코이드이기 때문에, 당뇨병 관리시에는 이러한 약물을 중단해야 한다. 또한 개에서 흔한 부신피질기능항진증(Hyperadrenocorticism)인 경우에도 당질 코르티코이드가 많이 분비되므로, 당뇨병 관리에 어려움이 생기곤 한다. 

이 외에 비만, 췌장염, 감염, 염증, 종양, 약물 등이 인슐린 저항성의 원인이 된다.

 

[by Mike Finkelstein CC BY 2.0]

 

III. 진단

당뇨병의 진단 자체는 그리 어렵진 않다. ‘고혈당’, 즉 혈당이 높은 것을 확인하고, ‘당뇨’, 즉 오줌에서 당이 나오는 것을 확인하면 된다. 하지만 동물병원에서는 추가로 여러 가지 검사를 진행할 것인데, 이건 수의사의 욕심으로 인한 과잉진료가 아니라는 걸 알아두자. 

당뇨병 치료의 핵심은 혈당관리와 합병증 관리다. 위에서 언급한 합병증을 진단하여 치료하지 않으면 강아지의 생명이 위험할 수 있다. 거기다가 혈당을 관리하지 못하면 합병증이 쉽게 발생하고, 반대로 합병증에 따라 혈당관리의 방향을 바꿔야 할 수도 있다.

따라서 최선의 치료를 위해서는 현재 발생한 합병증과, 혈당관리를 방해하는 인슐린 저항성 요인들을 진단해내어야만 한다. 그리고 이를 위해서는 다양한 검사가 필요한 것이다.

 

진단은 크게 다음 세 가지 과정을 거친다.
 

▲당뇨병의 의심.
- 문진과 현재 증상, 신체검사를 통해 당뇨병을 추정할 수 있는 단계다. 위 [증상] 편에서 다루었던 증상에 관하여 보호자가 말해준다면 큰 도움이 된다. 하지만 보호자가 해당 증상에 대해서 잘 모르는 경우가 부지기수인데다가, 증상이 독특하고 특징적인 것은 아니기 때문에, 다음 단계로 금방 넘어간다.
 

▲당뇨병의 확진.
- 혈액검사, 요검사(오줌검사)가 주된 항목이다. 이전단계에서 힌트를 얻지 못하는 경우가 많으므로, 단순히 기본적인 검사를 시행하다가 당뇨병에 해당하는 검사 결과인 고혈당과 당뇨를 발견하게 되곤 한다. 단, 밥을 먹은 후에는 정상적인 개에서도 혈당이 높게 나올 수 있으며, 이 경우에는 금식을 한 후에 재검사를 받아야 할 수 있다. 따라서 동물병원에 갈 때에는 꼭 금식을 시키고 가자.
 

▲합병증 및 병발질환 진단.
- X-ray, 초음파를 비롯한 다양한 검사를 시행할 수 있다. 혈액검사 중 전해질검사나 다른 장기에 관련된 검사를 추가할 수도 있다. 위에서 말했듯 위험한 합병증, 예를 들어 전해질 불균형, 케톤산증, 세균성 방광염, 백내장과 그로 인한 전포도막염, 췌장염 등을 진단하고자 노력한다. 또 부신피질기능항진증과 같은 질환을 확인하여 인슐린 저항성의 원인을 파악할 수도 있고, 췌장염, 신부전, IBD(염증성 장 질환) 등의 병발질환을 파악하여 치료방향을 결정하기도 한다.

 

[by James Frid CC0 Public Domain]

 

IV. 치료

개에서 발생하는 질병 중, 보호자의 역할이 가장 중요한 것은 당뇨병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다시 말하지만, 당뇨병 치료의 핵심은 혈당관리와 합병증 관리다. 합병증의 치료는 수의사가 노력할 일이지만, 혈당관리는 아예 입원시키지 않는 이상 보호자의 손에 달려있다. 여기서는 보호자의 역할을 집중적으로 알아보자.
 

▲인슐린 주사

혈당 관리는 인슐린 주사로 한다. 인슐린은 다양한 종류가 있고, 개마다 투여해야 하는 용량이 다르다. 인슐린을 부족하게 투여하면 고혈당 상태가 유지되고, 과하게 투여하면 저혈당이 되어 위험해질 수 있다. 또한 당뇨병에 걸린 강아지가 처음으로 인슐린 주사를 맞으면 거기에 몸이 적응할 시간이 필요하고, 이 과정에서 인슐린 용량을 조절해야 할 수도 있다. 

이러한 이유로, 첫 1-2일은 강아지를 동물병원에 입원시키고 수의사가 인슐린 치료를 시작한다. 그런 후에는 적절한 용량을 판단하여 처방하고, 이후로는 보호자가 집에서 인슐린 주사를 놓도록 지시할 것이다. 이 때 수의사가 가르쳐주는 인슐린의 보관 및 주사 사용법을 잘 듣고, 이해가 되지 않거나 궁금한 것이 있다면 꼭 짚고 넘어가도록 하자. 이후로 병원에 방문할 때마다 자신의 주사 방법에 대해 평가받는 것도 좋은 생각이다.

한동안은 매주 병원에 방문해야 할 것이다. 우리집 강아지에게 적절한 인슐린 종류와 용량을 결정하는 데에는 시행착오가 필요하다. 혈당에 영향을 미치는 인자들이 다양한데다가, 강아지에게 조금이나마 남아있던 인슐린 분비량이 점점 줄어들고, 또 강아지의 체중변화나 개체차이 등이 있기 때문이다. 또한 치료의 후반부에 들어선 후에도 인슐린 저항성이나 다른 요인에 의해 인슐린 용량 조절이 필요하게 되므로, 주기적으로 병원에 방문하는 것이 좋다.


▲인슐린 용량 평가

병원에 방문했을 때에는 수의사가 검사를 통해 인슐린 용량이 적절한지를 평가할 것이다. 하지만 집에 있을 때에는 보호자가 어느 정도 판단할 능력을 갖추어야 한다. 고혈당일 때에 나타나는 증상, 즉 물을 많이 마시는가, 오줌을 많이 누는가, 밥을 많이 먹는가, 체중이 줄어드는가를 확인할 수 있어야 한다. 특히 마시는 물의 양은 적당히 감에 의존하기보다는 종이컵으로 몇 컵 정도인지 매일 기록해두는 것이 좋다. 체중도 매일 기록하자. 그 외, 위 [증상]부분에서 다룬 증상들이 나타나는지 유의하면 좋다.

인슐린 용량이 과다하여 저혈당이 발생했는지는 다음 증상으로 확인할 수 있다. 발작, 실신, 혼수상태, 무기력함, 이상한 행동, 운동을 싫어함. 발작이나 실신이 발생했을 때에는 보호자의 응급처치도 중요한데, 그 방법은 강아지의 잇몸과 볼에 설탕물을 발라주는 것이다. 이 때 입 안으로 손가락을 넣으면 다칠 위험이 있고, 발작 중에 설탕물을 입안에 부어버리면 질식, 폐렴 등으로 사망할 수 있다. 강아지가 정신을 차리면 밥을 조금 주고, 수의사에게 연락하도록 하자.

여건에 따라서는 보호자에게 혈당곡선을 그리도록 제안하는 수의사도 있을 것이다. 집에서 일정시간마다 보호자가 직접 강아지의 혈당을 측정하고 기록하는 것이다. 이렇게 하면 더 정밀한 혈당관리 및 인슐린 용량조절이 가능하다. 단, 혈당곡선을 정확하게 그리려는 욕심으로 혈당측정을 너무 자주 하면, 강아지는 스트레스로 인해 혈당이 실제보다 높게 측정될 수 있으며, 이를 근거로 인슐린을 과다하게 투여하여 저혈당으로 이어질 수 있으니 주의하자.
 

▲비만 관리

비만은 인슐린 저항성을 높이는 한 가지 요인이며, 체중이 많이 나가면 인슐린 투여량도 많아진다. 우리집 강아지가 비만이라면 당뇨병 치료에 체중관리가 큰 도움이 된다. 체중관리를 위해서는 운동과 식단관리가 필요하다.

운동을 하면 칼로리 소모를 통해 체중을 줄일 수 있다. 거기다가 혈액순환을 촉진시켜서, 인슐린이 근육으로 전달되는 데에 도움을 준다. 반면 과격한 운동, 특히 식후 4-6시간의 운동은 저혈당을 야기할 수 있다. 따라서 식사 전이나 후, 매일 같은 시간에 가벼운 운동을 시켜주도록 하자. 

비만 관리를 위해서는 사료의 양을 제한하여야 한다. 섬유질을 많이 포함한 사료는 당이 흡수되는 속도를 늦추기 때문에, 식후의 고혈당을 줄여주고 체중을 줄이는 데에 도움이 된다. 사료의 성분은 췌장염, 신부전, IBD 등의 병발질환에 따라서도 조절되어야 하므로 수의사와 상의하도록 하자.

 

[CC0 Public Domain]

 

V. 맺음말

고양이와 달리, 개의 당뇨병은 완치할 수는 없다. 당뇨병을 진단받은 시점부터는 평생 인슐린 치료를 받아야 한다. 그렇지만, 겨우 인슐린 주사만으로도 우리집 강아지가 건강하고 행복하게 살 수 있다는 점에서 의학의 발전에 참 감사할 일이다.

강아지가 당뇨병으로 진단받은 후 평균 생존기간은 3년이라고 알려져 있고, 이 때문에 많은 보호자들이 마음 아파한다. 하지만 이 통계의 이면을 살펴볼 필요가 있다.
 

- 개가 당뇨병으로 진단받는 나이는 보통 8-12년령으로, 이미 수명이 얼마 남지 않은 경우가 많다.

- 진단받고 첫 6개월 안에 사망하는 경우가 많다. 사망의 주 원인은 당뇨병성 케톤산증, 췌장염, 신부전 등, 생명을 위협하는 합병증이다.

 

따라서 진단 직후의 위험한시기를 잘 넘기고, 합병증과 혈당만 잘 관리한다면, 5년 이상 생존하며 행복한 삶을 영위하는 경우가 대다수이다.
 

우리집 강아지가 비만이라면, 당뇨병에 걸리지 않았다 하더라도 지금부터 체중관리를 시작하기를 강력하게 권한다. 비만 자체로도 당뇨병을 비롯한 온갖 질병을 일으킬 수 있을 뿐 아니라, 당뇨병에 걸린 후에 체중을 줄이려면 상당한 어려움을 겪는다.

더군다나 비만의 원인인 고칼로리 간식에 입맛이 길들여진 강아지들은, 당뇨병 등의 질병에 걸린 후에도 식습관을 바꾸지 못한다. 그러면 질병 치료에 필요한 처방식 사료를 먹지 않게 되고, 보호자는 그 모습에 마음 아파하며 또 다시 간식을 먹이곤 한다. 이 탓에 질병은 빠른 속도로 악화되며, 강아지는 더 비참해지고 만다.

강아지에게 과다하게 간식을 먹이는 것은, 질병 관점에서 생각해보면 결과적으로 학대행위에 가깝다고 볼 수 있다. 우리집 강아지의 건강을 위해 지금부터 식습관을 조절하도록 하자.

 

김 건 기자  pmzine@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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