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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반려동물 미디어 펫매거진 2020. 10. 26. 13:05
뭔가 어디가 특별히 아파보이지는 않는데...

개 부신피질기능저하증 | Canine Hypoadrenocorticism

I. 증상
개의 대표적인 호르몬 질환으로는 부신피질기능항진증, 
즉 쿠싱 증후군 (Cushing's syndrome)이 있다. 
그와 정반대인 질환도 있다. 바로 부신피질기능저하증이다.

위에서 언급한 두 질병은 부신이라는 기관에서 분비하는 호르몬의 조절 이상으로 발생한다. 증상이 독특하여 누구든지 알아차릴 수 있는 쿠싱 증후군과 달리, 부신피질기능저하증은 증상이 워낙에 애매해서, 노련한 수의사도 증상만으로는 진단하기 힘들다. 다음과 같은 증상이 있다.

- 밥을 안 먹는다.
- 토한다.
- 설사한다.
- 변 색이 검다.
- 배를 아파한다.
- 몸에 힘이 없다.
- 침울해 보인다.
- 거의 움직이지 않는다.
- 현관으로 나와 가족을 반기지 않는다.
- 몸이 야위어간다.
- 체중이 줄어들었다.
- 눈이 움푹 들어간다.
- 입안이 건조하다.
- 몸이 덜덜 떨린다.
- 물을 많이 마신다.
- 오줌을 많이 눈다.
- 털이 빠진다.
- 스트레스를 받으면 상태가 엄청나게 나빠진다.

위 증상들은 수많은 다른 질병에서도 똑같이 나타날 수 있다. 거기다가 토나 설사 같은 건 질병이 아니더라도 간간히 보일 수 있는 증상이다. 따라서 우리는 강아지의 부신피질기능저하증 증상에 대해 크게 개의치 않고 지나갈 가능성이 있다.

생명에 직접적인 위협이 없는 쿠싱 증후군과 달리, 부신피질기능저하증이 진행되면 강아지는 거의 죽을 지경에 이른다. 이 상황을 애디슨 크라이시스 (Addisonian crisis), 즉 애디슨 위기라고 부른다. 이 때에는 심장박동이 느려지고, 불규칙해지고, 맥박이 약해지고, 입 점막 압박시 혈액 재충전까지의 시간이 오래걸리는 등의 증상들이 나타날 수 있으나, 보호자가 직접 확인하기는 어려운 것들이다. 보호자는 보통 다음 증상을 보게 된다.

- 강아지가 쓰러진다.
- 몸에 힘이 없다.
- 움직이지 못한다.
- 몸이 차다.

이를 발견한 보호자는 황급히 동물병원에 방문하게 된다. 불행인지 다행인지, 목숨을 위협하는 상황을 맞이한 다음에서야 강아지는 병원에서 부신피질기능저하증에 대한 진료를 받게 되는 것이다.

모든 견종이 부신피질기능저하증에 걸릴 위험이 있다. 그 중에서도 발생이 더 많은 견종은 다음과 같다:
- 스탠다드 푸들, 포르투갈 워터독, 덕 톨링 리트리버, 비어디드 콜리, 그레이트 데인, 세인트 버나드, 바셋 하운드, 로트와일러, 스프링거 스파니엘, 웨스트 하이랜드 화이트 테리어, 휘튼 테리어. 특히 맨 앞의 4개 견종에서는 부신피질기능저하증이 유전될 수 있다.

II. 원인
부신은 '콩팥 다음 기관', 즉 신장 옆에 달려있는 기관이다. 사람의 부신은 그래도 덩치가 있는데, 개의 부신은 콩알만하다. 

부신은 온갖 호르몬들을 분비하여 몸의 균형을 조절해준다.
부신의 속질, 즉 안쪽 알맹이에서는 에피네프린을 분비한다. 이 호르몬은 위험에 처하거나 흥분하였을 때에 빠르게 대처하게 해준다. 

부신의 피질, 즉 부신의 껍질에서 분비하는 호르몬은 '코티코스테로이드 호르몬'이라고 부르며,  말 그대로 '껍질 스테로이드 호르몬' 이라는 뜻이다. 여기에는 당류와 염류 호르몬이 포함되며, 체내에서 엄청나게 다양한 일을 수행한다. 그 역할을 일부 소개하면 다음과 같다.

1) 염증이 과하지 않도록 조절한다.
2) 혈액 속 수분과 전해질(이온)의 균형을 조절한다.
3) 에너지원인 포도당을 생산한다.
4) 혈압이 떨어지지 않게 한다.

부신의 스테로이드 호르몬분비가 과다해지는 것이 쿠싱 증후군, 즉 부신피질기능항진증이다.
반대로 부신 피질의 스테로이드 호르몬 분비가 부족해지는 건 부신피질기능저하증이다. 호르몬의 부족으로 위 기능들을 수행하지 못하게 되는 것이다. 따라서 앞에서 소개한 증상들이 나타나게 된다.

부신피질기능저하증은 부신피질이 염증이나 면역질환으로 파괴되었을 때, 또는 뇌하수체에 문제가 생겼을 때에 발생할 수 있다. 뇌하수체에서는 부신피질에게 호르몬분비를 명령하는 ‘부신피질자극호르몬’을 분비하기 때문이다. 뇌하수체가 아닌 부신피질이 직접 파괴되었을 때에는 애디슨병(Addison's disease)이라고 부르는데, 이 때는 증상이 더 심하게 나타난다.

III. 진단
진단에는 다음 요소들이 포함된다.

1. 문진과 기본 신체검사
- 어느 질병이든 기본적으로 수행하는 검사이다. 어떤 증상이 있었고, 지금 어떤 증상을 보이는지 확인하는 작업이다. 다만 진단하기에는 애매한 증상들뿐이므로 다른 적극적인 검사들로 이어져야만 한다.

2. 혈액검사, 요검사, 심전도검사, x-ray, 초음파검사 등
- 수의사가 처음부터 부신피질기능저하증을 의심하기는 쉽지 않다. 처음에 나타난 증상에 대하여 몇 가지 검사를 진행하고, 거기서 얻은 정보를 바탕으로 조금씩 추리해가면서 추가로 검사를 진행하게 된다. 위 검사들을 진행하다보면 수의사는 어느 정도 부신피질기능저하증을 의심하게 된다. 또한 이 결과들은 적절한 치료를 위한 근거가 된다.

3. 부신피질자극호르몬 검사
- 앞서 언급한 부신피질자극호르몬을 이용하여, 부신에서 호르몬분비를 유도해보는 검사이다. 이 방법으로 부신피질기능저하증을 확진하게 된다.

 

IV. 치료
당장의 급한 불을 끄는 안정화 단계, 그리고 강아지의 호르몬 요구를 충족시켜주는 관리 단계로 나누어 치료한다.

1) 안정화:
- 특히 애디슨 크라이시스(Addison's crisis)는 생명이 위협받는 응급한 상황이므로 즉시 치료한다. 현재 강아지는 다양한 신체균형이 깨져있는 상태이며, 수의사는 검사결과를 바탕으로 이를 회복시킬 방법을 찾을 것이다. 여기에는 수액요법이 중심이 되며, 몸을 따듯하게 덥히기도 한다. 그에 더하여 스테로이드 제제를 쓸 수도 있다. 이 때 ‘스테로이드가 몸에 좋지 않다고 하던데...’라는 염려는 놓는 편이 좋겠다. 처음부터 스테로이드 호르몬이 부족해서 이러한 증상들이 생긴 것이니까.

대부분의 경우에는 수액요법을 진행하고 나서 얼마 되지 않아 놀랄 정도로 회복될 것이다. 그러나 중요한 치료는 지금부터이다.

2) 관리:
- 강아지의 부신피질은 더 이상 필요한 호르몬을 분비하지 못하는 상태이다. 따라서 앞으로 평생 적절한 호르몬을 공급하여 관리해주어야 한다. 수의사는 스테로이드 약을 처방해줄 것이며, 그 지시사항에 성실히 따라야 한다. 그리고 매 주기마다 꾸준히 병원에 방문하는 것이 중요하다. 왜냐하면 각 강아지마다 필요한 호르몬의 양이 다른데다가, 시간이 지나면서 변하는 체중에 따라서도 필요 호르몬 양이 달라지기 때문이다. 즉 부작용 없이 건강하게 지내기 위해서는 주기적으로 수의사에게 진료를 받으면서, 약의 양을 상황에 따라 조절하여야 한다.

약 외에도 소금을 추가로 먹인다거나, 스트레스와 관련한 지시사항이 있다면 잘 따르도록 하자.


V. 맺음말
부신피질기능저하증은 아쉽게도 예방하기 어렵다. 적어도 애디슨 크라이시스와 같은 위험한 상황만은 피하고 싶다면, 주기적으로 병원에서 기본 검진을 받기를 추천한다. 혈액검사나 요검사와 같은 검사는 간단하면서도 상대적으로 비용이 적게 들어가는데, 부신피질기능저하증을 비롯한 수많은 질병에 대한 힌트를 주기 때문이다. 부신피질기능저하증이나 암과 같이, 병원에서 우연히 발견하게 되는 질병이 많다.

우리집 강아지는 사람과 달리 어디가 아프다고 말하지 못한다. 마치 어린아이와 같다. 따라서 보호자의 역할이 참 중요하다. 평소와 행동이 조금이라도 달라졌다면 몸에 큰 변화를 나타내는 것일 수 있으니, 강아지의 상태를 항상 면밀히 관찰하도록 하자.
 

김 건 인턴기자  pmzine@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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