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왕태미의 반려동물 건강이야기

동물병원, 바꾸는게 좋을까요?

by PMzine 2023. 11. 2.

사랑하는 반려동물이 알 수 없는 질병에 걸린 상황에서 동물병원을 찾아갔는데, 수의사 선생님이 발병 원인에 대해 불명확한 의견을 준다면 많은 보호자들은 다른 수의사 선생님을 찾아갈 가능성이 높습니다.

저의 개인적인 경험에 따르면, 두 번째 선생님이 첫 번째 선생님과 다른 의견을 제시할 확률은 70% 정도였던 것 같습니다. 세 번째 방문한 병원의 수의사 의견이 이전과 다를 확률은 놀랍게도 95%가 될지도 모르겠습니다.

여기 세분의 수의사가 모두 훌륭한 분이고 '의학적 기술'의 차이가 없다 하더라도 진단에 대한 답변이 다르다는 점은 정말이지 이상해 보입니다.

과연 왜 그럴까요?

 
by pixabay

우리는 3명의 수의사가 진단할 때 겪을 법한 내면적인 고민을 들여다볼 수 있다면 그들의 차이를 이해할 수 있을지도 모릅니다.

 

#첫번째 병원

일반적으로 첫번째 수의사는 보호자의 설명을 듣고 자신의 지식과 경험에 따라 모든 가능성을 고려한 후, 환자의 상태와 질병 발생 확률, 그리고 검사 비용을 고려하여 어떤 검사를 할 지 결정할 것입니다.

일반적으로는 X-ray, 혈액검사 등 흔히 발생할 수 있는 질병을 염두에 두고 일반적이고 저렴한 검사부터 시작합니다. 이 경우 첫 번째 수의사가 A라는 질병부터 검사를 시작했다고 가정해 보겠습니다.

하지만 만약 검사 결과가 A가 아니라면??

수의사 선생님도 매우 난감하고 보호자 입장에서는 이미 많은 검사비용을 쓴 상태이기 때문에 계속해서 다른 검사를 하기 부담스러울 수 있습니다. 따라서 첫번째 병원의 수의사는 보호자에게 B (두 번째로 가능성이 높은 질병)에 대한 약을 처방하고 이 약을 먼저 복용하고 지켜보자고 할 수 있습니다.

만약 상태가 개선된다면 원인은 'B'가 맞게 되겠지요.

보호자는 상태가 좋아졌기 때문에 다른 병원을 찾지 않을 것입니다. 그러나 B도 아니라면 처방 받은 약은 당연히 효과가 없겠지요. 효과가 없기 때문에 보호자는 첫번째 수의사 를 믿음이 깨지고 두번째 병원에 가게 되면 아래 일이 일어날 수 있습니다.

 

#두번째 병원

보호자의 설명을 듣게 된 두 번째 수의사는, 보호자가 첫 번째 병원에서 치료를 받지 못했기 때문에 자신을 찾았다고 생각하고 조심스럽게 진단하려 할 것입니다.

그러나 다행히도 이미 전 단계에서 실패한 의사가 A가 아니라는 것을 확인했으며, 이전에 복용한 B 약도 효과가 없다는 사실을 알았습니다.

따라서 이제 C의 가능성이 가장 높으므로 C를 먼저 확인해보자고 할 것입니다!

운이 아주 나빠서, 결과가 C가 아니라면???

이럴 때 두 번째 수의사도 매우 당혹스러워할 것입니다. 어떻게 C가 아닐 수 있지??? 하지만 일반적으로 후속 검사는 더 비싸기 때문에 보호자는 이미 이번 의사선생님도 신뢰하지 않게 되었습니다. 따라서 계속해서 검사를 요구하는 것은 '돈을 벌기 위한 꼼수인가?'라는 의심을 받을 수 있습니다.

그래서 두 번째 의사는 D에 대해 도움이 될 부작용 없는 약을 처방하고 섭취해 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불행하게도 약을 복용했으나 이번에도 효과가 없다면, 보호자는 실망한 채로 세 번째 병원으로 향할 것입니다.

 

#세번째 병원

세번째로 만난 수의사는 보호자의 증상을 듣고, '세번째 병원을 오다니... 이 분은 대하기 쉽지 않을 것 같다'고 생각하게 될 가능성이 있습니다.

하지만 다행히도 앞선 의사들이 이미 A, B, C, D가 아니라는 사실을 확인해 주었기 때문에 E나 F를 확인해보는 것이 좋을 것 같습니다.


이제 제가 드리고 싶은 말씀에 대한 이해가 되셨을 것 같습니다. 정확한 치료를 하기 위해서는 충분한 진단과 치료 효과를 확인해야 합니다! 한 명의 의사에게 세 번 진료를 받는 것과 세 명의 의사에게 따로 따로 진료를 받는 것은 결과적으로는 같아 보일 수 있지만, 사실 큰 차이가 있습니다!

첫 번째 의사의 약을 먹고도 효과가 없다면, 다시 그 의사를 찾을 때 그 의사는 더 나은 판단을 내릴 수 있는 기회가 있었을 것입니다. 첫번째 의사는 반려동물의 이전 증상을 잘 알고 있으며, 어떤 검사를 했는지, 어떤 치료를 시도했는지 잘 알고 있기 때문입니다. 경우에 따라서는 당장은 효과가 없지만 치료를 지속해보자는 의견을 낼 수도 있고 다른 검사를 효율적으로 할 수도 있습니다. 

보호자의 입장에서는 반려동물이 완치되지 않았다면, 의사가 엉터리라고 결론을 내린 후 치료 효과가 없었다고 결론지을 것입니다.

그러나 의사의 입장에서는 증상이 유의미하게 개선된 것으로 판단할 수도 있으며, 치료를 지속할 필요가 있다고 느낄 수도 있습니다. 이 때 보호자가 바로 두 번째 의사를 찾아가서 이전 치료가 효과가 없었다고 말해버리면, 두 번째 의사는 최초의 상태를 알지 못하므로 이전 약이 효과가 없었다고 결론짓고 다른 검사를 시도할 수 있습니다. 이러한 과정에서 실제 질병의 원인을 놓칠 수도 있습니다!

 

따라서, 저도 한때 의심이 많았던 보호자의 한사람으로서 꼭 강조하고 싶은 말이 있습니다!

반려동물의 담당 의사를 너무 의심하지 마시기 바랍니다.

보호자와 의사간의 상호 이해와 신뢰는 건강한 의사-환자 관계의 기반이 됩니다!


하지만,

때로는 다른 동물병원으로 바꾸는 것이 좋을 수도 있습니다. 예를 들어 필요한 검사 장비나 기구가 병원에 없을 때입니다! 사람의 병원처럼, 동물병원도 점차 등급과 전문분야가 나뉘기 시작했습니다. 미국의 동네 동물 병원은 초음파 기기를 갖추고 있지 않거나, X선과 혈액검사와 같은 검사 항목이 간혹 없는 경우도 있습니다. 기본 검사로는 진단이 되지 않을 경우 한단계 위의 동물병원으로 환자를 보내게 됩니다.

물론 종합적인 진료를 할 수 있는 상급의료기관은 대학병원이 대부분입니다. 분야별로 상세하게 진료과목이 나누어지고 모든 검사가 가능하기 때문에 진단하기 어려운 질병에 대해 다양한 검사를 동원해야 할 때는 대학병원을 찾아야 합니다.

하지만 더 큰 병원일수록 비용이 많이 들어가겠지요? 반려동물에게도 마찬가지입니다. 병원이 필요한 검사나 치료를 할 수 없을 때, 수의사가 환자를 위해서 다른 병원에 transfer 도와 줄 겁니다. 이러한 이관 진료는 보호자 스스로 다른 병원을 찾는 것과는 전혀 다릅니다! 이전 검사와 치료 기록, 처방전이 함께 전달되기 때문에 오해로 인한 오진 가능성을 크게 줄일 수 있습니다.

병원을 바꿀 필요가 있을 수도 있는 또다른 경우도 살펴보겠습니다.

바로 담당 주치의와 '성향'이 맞지 않는 경우입니다.

솔직히 말하자면, 사람마다 자기의 성격이 있고 당연히 의사들도 자신만의 스타일이 있습니다. 각 보호자가 원하고 선호하는 스타일도 다를 것입니다. 그러므로 만약 내가 만난 의사와 왠지 스타일이 맞지 않는다고 느껴진다면 망설이지 말고 빠르게 다른 병원으로 바꾸는 것을 권장드립니다. 보호자, 수의사, 그리고 반려동물까지 모두에게 스트레스 없는 진료환경이 되어야 좋은 치료 결과가 기대할 수 있습니다.

가능하면 반려동물이 나이가 들기 전에, 여러분이 좋아하고, 신뢰할 수 있고 여러분의 반려동물을 잘 알고 있는 수의사를 빨리 찾아야 합니다의사가 반려동물의 상황과 병력을 많이 알게 될수록 문제가 발생할 때 진짜 문제를 빠르게 찾아 치료할 수 있는 기회가 늘어날 것입니다.

좋은 의사-환자 관계는 수의사, 반려동물, 보호자 모두에게 좋습니다!

 

아직 100% 신뢰할 수 있는 수의사를 찾지 못하셨나요? 빨리 찾아보세요! 세상에는 반려동물을 사랑하는 많은 수의사들이 여러분을 기다리고 있습니다. 일단 수의사 선생님을 픽 했다면 절대적인 신뢰를 보내주시기 바랍니다. 좋은 의사-환자 관계는 '신뢰'가 기반입니다. 사람과 반려동물 모두 마찬가지입니다.

 

사랑하니까 최선을 다한다.

 

왕태미 수의사 tammie@tammienutrition.com

사업자 정보 표시
펫매거진 | 발행인·편집인 : 김의준 | 서울 성동구 연무장11길10, 2층 2026호(성수동2가,우리큐브) 등록일 : 2017년 02월 14일 발행일 : 2017년 06월 08일 | 사업자 등록번호 : 445-81-00764 | TEL : 02-461-7574 | Mail : pmzine@naver.com | 통신판매신고번호 : 인터넷신문 등록번호 : 서울 아 04371호 | 사이버몰의 이용약관 바로가기

댓글